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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을 지배하는 무의식의 진실 - 히든 브레인

히든 브레인히든 브레인 - 10점
샹커 베단텀 지음, 임종기 옮김/초록물고기

20세기 초,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무의식의 세계를 발견해 끄집어낸지 10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수많은 심리학자들은 끊임없이 무의식에 대한 새로운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하며 엄청난 지식들을 축적시켰다.

샹커 베단텀이라는 인도계 미국인 학자는 인간이 잘 저지르는 무의식적 편향에 의한 치명적인 실수들을 집대성해 놓았다.

기본적으로 이 책의 지은이인 샹커 베단텀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의식적' 이라고 믿으며 '합리적' 이라고 믿는, '윤리적' 이라고 믿는 모든 일들에 사실은 '무의식적 편향' 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수많은 사례들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충실하고 설득력 있게 뒷받침하고 있다.



논문처럼 중심 카테고리와 그것들을 뒷받침하는 작은 카테고리들. 그리고, 각종 참고 사례들과 저명한 학자들의 주장들과 함께 섞이며 생각보다 흡인력 있는 문장을 보여준다. 우리 생활에 밀접한 영향이 있는 사례들이 실려있어서 그런지 전문 서적임에도 정말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고, 술술 읽히는 맛이 있다.



'무의식적 편향' 에 대해 저자가 정의해 놓은 것을 잠깐 살펴보려면, 저자가 예로 든 자전거타기가 가장 쉽게 이해될 것이다.

인간의 뇌에는 '의식적인 뇌'와 '숨겨진 뇌'가 있다.

우리가 자전거 타기를 배우기 위해서는 일단 의식적인 뇌의 역할이 필요하다.

안장에 올라 엉덩이를 걸치고, 페달을 밟고, 양 팔에 힘을 줘서 핸들을 잡는다. 페달링에는 양 발에 어느정도의 힘을 주어 밀어야 하고, 오른발로 페달을 미는동안, 핸들을 잡고있는 왼손에 힘을 주어 체중을 분산시켜야 한다. 반대편을 밀 때 역시 마찬가지이다.

기우뚱 거리기도 하고, 핸들을 좌우로 흔들거리기도 한다.

'중력, 균형, 가속도에 대한 상호작용을 터득하면, 당신의 의식적인 뇌는 자전거 타기를 숨겨진 뇌의 영역으로 밀어낸다. 당신은 더이상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없다. 이제 그 행동은 자동으로 일어난다.'p.37



그렇다. 나는 자전거 타기를 무척이나 즐기는데, 정말 자전거를 타는동안, 중력과 가속도, 균형에 대해 머릿속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두발 자전거를 어떻게 타야 내 체중을 한쪽에 쏠리지 않게 조정할 수 있는지 머리를 써서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하지만, 분명 나도 자전거를 처음 배우던 날이 있었다. 내 의식적인 뇌는 그때 그걸 충분히 익힌 뒤에, 그 작업을 숨겨진 뇌로 밀어놓은 것이다.

나는 아무렇지 않게 자동으로 자전거를 타고 있지만, 그 동안에도 나의 '숨겨진 뇌' 는 끊임없이 중력과 가속도, 균형에 대해 계산하고 몸을 반응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예는 '언어' 를 들고 있다.

우리가 흔히 쓰는 언어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다. 단어의 순서나 조합을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우린 자동으로 말을 한다.

하지만, 외국인과 대화를 할 때를 생각해보자. 의식적으로 단어의 의미와 순서와 조합을 생각해야 하지 않는가?

그 규칙을 익힌 뒤라면, 역시 숨겨진 뇌의 영역으로 밀어내는 것이다.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친구와 대화를 하는 동안에도, 우리의 숨겨진 뇌는 끊임없이 단어의 의미와 순서, 조합을 계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난 이 숨겨진 뇌의 역할에 대해 듣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오싹 끼쳐왔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의지로. 의식하며 삶을 살아간다고 생각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숨겨진 뇌' 에 의해 좌우 된다.

저자는 '조종당하고 있다' 고 말 할 정도이다.



얼핏 보면, 뭐야 무의식적 편향은 좋은 역할 하는거 아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상은 그리 녹록치 않다.

무의식적 편향은 때론 결백한 사람을 죄인으로 만들어 버리기도 하고, 징역 정도에 합당한 죄를 지은 사람을 사형을 시켜버리게도 한다.

그 뿐인가. 자살 테러를 일으키게도 하고, 뽑아서는 안될 정치가를 뽑기도 한다. 자살을 하는것도, 어쩌면 우울증의 원인도 무의식적 편향의 영향일 수도 있다!!



얼마나 많은 부분에서, 얼마나 심각하게 우리는 '숨겨진 뇌'에 조종당하고 있는가?

저자는 그것을 '무의식적 편향' 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현대의 사법제도, 성차별과 인종차별, 자살테러와 민주주의 선거제도에 이르기까지 '무의식적 편향' 에 의한 수많은 오류들을 지적해 낸다. 그리고, 그 설득력은 실로 엄청나서, 정말 소름이 쫙쫙 끼칠 정도이다.



무엇보다 우리는 이 '무의식의 편향' 을 '의식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무의식적 편향에 의해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지만, 의식의 뇌는 그 판단이 '정의롭고 윤리적이며 합리적이다' 고 말한다는 것이다.

절망적이지 않은가?

우리는 우리가 실수를 하면서도, 실수한 줄 모르는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 실수를 위해 심각한 피해를 입기도 한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해야 하는가?

무의식적 편향을 통해 우리를 조종하는 숨겨진 뇌를 어떻게 이겨낸단 말인가?



일단 첫번째는 '숨겨진 뇌' 를 잘 알아야 한다.

그리고 두번째는 넓은 시야로 주변 사람들을 폭넓게 이해하고, 언제나 이성의 판단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하퍼리의 '앵무새 죽이기' 라는 소설에서 나오는 '애티커스' 변호사는 이성에 판단에 귀를 기울이고, 무의식적 편향에 맞서 이긴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인종차별을 하던 그 시기에 담대하게 그에 맞선 인물이다. 그는 언제나 양심과 이성에 몸을 맡겼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라도 양심과 이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

그런다면 당신은 숨겨진 뇌에 조종당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을테니.

http://fireflag.egloos.com2010-06-11T14:48:530.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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