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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작가가 창조해내는 새로운 세계와의 조우 - 왕좌의 게임 - 熱血讀書記열혈독서기

왕좌의 게임 1왕좌의 게임 1 - 10점
조지 R. R. 마틴 지음, 서계인 외 옮김/은행나무

여기, 한 대륙이 있다.

남, 북으로 길게 뻗어있는 이 대륙은 공기가 한냉해지기 시작하는 위도 즈음에서 동서로 가로지르는 거대한 벽 '월' 로 나뉘어 있다.

월로 나뉘어있는 북쪽지방은 고대 원시림이 남아있고, 항상 얼음에 뒤덮여 있는 '프로스트 랭스'라 불리우는 혹한의 대지가 자리잡고 있다. 월의 남쪽사람들에게, 월의 북쪽은 거대한 장벽으로 막아놓을만큼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며 알고 싶지도 않고, 알고싶어하지도 않는 경계의 대상일 뿐이다.

 

월의 남쪽에는 '세븐 킹덤' 이라고 불리우는 왕국이 있다.

고대 문명이 싹텄던 '발리리아' 라는 섬에서 건너온 아에곤은 세마리의 드래곤과 함께 세븐 킹덤의 왕들을 굴복시키고 대륙을 정복했다.

아에곤은 자신에게 복종한 가문을 받아들여, 영주로 세웠고, 드래곤의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대륙의 중앙에 '킹스 랜딩' 을 세웠다.

앞으로는 바다를, 뒤로는 강을 둔 풍요한 대지 킹스랜딩을 중심으로 타르가르엔 가문과 세븐 킹덤은 강력한 중앙집권 체제를 유지했고, 어느정도는, 드래곤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었기에 가능했을터다.

 

하지만, 세월은 흘러흘러 드래곤이 세상에서 멸종하듯 자취를 감추었고, 타르가르엔의 중앙집권은 '아에리스 2세'가 집권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한다. 아에리스 2세는 그야말로 '미치광이' 폭군이었기 때문이었다.

아에리스 2세는 자신의 호위병인 '자이메 라니스터' 에 의해 비참하게 살해당하고, 월의 남쪽에서도 가장 북쪽. 월을 지척에 두고 있는 '윈터펠' 을 기반으로 한 '스타크' 가문과, 킹스랜딩을 지척에 둔 '스톰엔드' 를 기반으로 한 '바라테온' 가문의 협공에 의해 무너지고 만다.

 

타르가르엔 가문을 무너뜨리는 중심 세력이었던 스타크 가문의 에다드 스타크는 자신의 아버지와 형,  여동생까지 아에리스 2세에 의해 어이없이 잃은 원한이 있었다. 바라테온 가문의 로버트 바라테온은, 그런 스타크의 여동생과 약혼한 사이였던 것이다.

에다드 스타크는 절친한 친우이기도 한 로버트 바라테온을 세븐킹덤의 새로운 왕으로 옹립하고 자신의 고향인 윈터펠로 돌아간다.

에다드에게는 사랑스러운 아내인 툴리 가문의 '캐틀린 툴리' 와의 사이에서 '롭' , '릭콘' 이라는 두 아들과 '산사' ,'아리아' 라는 두 딸을 낳았고, 전쟁통에 정을 통한 여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존' 이라는 서자가 있었다.

 

'얼음과 불의 노래' 라는 장편 대사시는 바로 이 에다드 스타크의 가문과 그 자식들을 중심으로 펼쳐져 나간다.

 

각 챕터는 사람 이름으로 나뉘어 있고, 그 챕터의 주인공은 바로 그 사람이 된다.

예를들어, 챕터 제목이 '에다드' 라고 한다면, 그 챕터의 내용은 온전히 '에다드 스타크' 라는 인물을 위해 할애된다.

각 챕터는 그 인물의 3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그려지는데, 그 덕에 수많은 사람들이 등장하지만 그들을 구분하는데 도움을 준다. 참신하고도 효과적인 구성이 아닐수 없다.

 

작가 조지 R.R 마틴이 총 7부작을 구상하고 있는 이 작품은 그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

제 1부. 왕좌의 게임은 어마어마한 두께에도 불구하고 1부 전체가 하나의 프롤로그라고 봐도 무방하다.

 

제목 그대로, 세븐 킹덤의 새로운 왕이 된 로버트 바라테온과 관련된 사건이 주 이야기가 된다. 

로버트 바라테온은 자신이 왕이 되는데 큰 도움을 주었으며, 절친한 친우이자 전우인 에다드 스타크를 찾아간다. 공신이면서 권력과 멀리 떨어진 삶을 살던 에다드는 지금으로 말하면 의회정치의 수상이라고도 할만한 요직인 '핸드' 라는 자리를 제안받고 깊이 고민한다.

핸드라는 지위는 그야말로 왕의 전권을 대리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권력을 가진 직책이다. 하지만, 언제나 권력에는 그 권력을 빨아먹고 사는 모기나 기생충같은 인물들과, 권력을 탐내는 인물들이 꼬이기 마련. 명예를 중시하는 청렴한 기사였던 에다드는 깊은 고민끝에, 주변의 음모로 인해 서서히 망가져 가고있는 로버트를 지켜내기 위해 그의 제안을 수락한다.

그러면서, 에다드 스타크는 물론 그의 아내 캐틀린과 아들 딸들 역시 원치 않았던 '왕좌를 건 게임' 에 참여하게 된다.

 

 

이 작품은 흔히 톨킨의 '반지의 제왕' 과 비교되곤 한다.

사실, 많은 부분들이 톨킨을 연상시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톨킨은 역사에 정통한 대가였고, 이런 류의 대하 장편서사물에 가장 효과적이랄 수 있는 플롯을 제시한 인물이랄 수 있다. 후대의 작가들은 별수 없이 톨킨이 제시한 플롯 위에서 가지를 뻗어나가게되고 필연적으로 톨킨과 비교될 수 밖에 없다. 그동안의 많은 작품들이 판타지의 고전인 '반지의 제왕' 을 넘지 못하였는데, 이 작품은 확실히 톨킨을 능가한다는 평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작품임은 확실하다.

 

그리고, 그것은 위에 언급했던 효과적이고 신선한 연출이 일익을 담당할 것이다.

사건의 흐름에 중요한 인물들을 효과적으로 서술함으로서 이야기의 큰 줄기를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인간과 인간, 의도와 의도, 음모와 음모가 얽히고 설키는 과정이 객관적이고도 절묘하게 그려진다.

 

챕터1 영희: 영희가 회사에서 일을 열심히 하다가, 갑자기 배가 고파서 잠깐 나갔다.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하나 사기 위해서였다.

 

챕터2 철수: 철수는 오늘도 알바를 위해 집을 나섰다. 철수가 하는 알바는 편의점. 철수는 오늘도 다름없이 편의점으로 향한다.

 

챕터3 영수: 영수는 오토바이 매니아이다. 어제 본 시험을 망쳐 기분이 꿀꿀했던 영수는 오토바이를 몰고 집을 나섰다. 신나게 씽씽 달리던 중, 누군가를 오토바이로 치고 만다.

 

챕터4 동수: 동수는 학교에서 공부를 하다가 할아버지가 오토바이 사고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는다. 동수는 형인 철수에게 전화를 걸어 이 비극적인 이야기를 전한다.

 

챕터5 영희:  영희는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사 나오는 도중, 철수와 부딪힌다. 영희는 그런 철수를 보며 인상을 찌푸리지만, 편의점 점장에게 눈물을 흘리며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 오늘은 일을 못하겠다고 말하는 것을 들으며 마음을 누그러뜨린다.

 

이런식으로 그려진다.

각 인물들의 상관관계와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이 지극히 객관적이며 필연적이다. 이 절묘한 인과관계에 의해 이야기는 더욱 생명력을 얻어내고, 사건들은 설득력을 얻으며, 인물들은 캐릭터를 창조해 낸다.

 

마치 우리가 겪는 모든 일들이, 따져보면 반드시 원인과 결과가 존재하듯, 그런 상황들을 너무나 절묘하게 디테일하게 잡아낸다.

때문에, 어마어마한 분량과 엄청나게 많은 등장인물들의 관계속에서도 끊임없이 긴박감을 획득할 수 있다. 독자들은 이 인물의 음모를 알고 있지만, 저 인물은 그 음모를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앞으로 일어날 일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기에 긴박감은 배가 된다.

때로는 각 챕터의 주인공들의 죽음으로 그 챕터가 막을 내리기도 한다. 독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각 챕터마다 등장하는 이 잠시의 주인공들에 깊이 이입되기때문에 이들의 죽음은 꽤나 큰 충격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때로는 아주 어처구니 없이 죽기도 하는데, 그런 의외성이 작품의 리얼리티를 높이면서 독자들을 깊이 매료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우리의 삶이 그렇지 않은가?

누구나 무언가를 의도하지만, 의도대로 되지 않는다. 원인은 반드시 결과를 보여주지만, 원인과 결과 사이에 수많은 변수들이 개입되고, 결과는 수많은 분기점을 거쳐야만 탄생되기 마련이다. 이 작품은 그런 삶의 불확실성을 정말 절묘하게 보여준다.

북커버 뒷면에 다른 국내 작가들의 소갯글처럼 '잔인할 정도로 공평한' 작가의 시각 역시 이 작품의 리얼리티를 배가시킨다. 

 

물론 미국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인 영화와 드라마의 각종 시나리오를 써온 노작가의 필력이 뒷받침된다는 사실은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우리에게 생소한 개념들과, 유럽 중세사회를 그대로 옮긴듯한 여러 지위나 직책들은 익숙해지는데 좀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각종 역사소설에 익숙한 독자라면 생소한 단어로 표현되는 그런 직책과 직무들도 쉬이 이해할 수 있을테지만, 워낙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다 보니, 정식 이름과 애칭을 병기하는 미국식의 서술 역시 익숙해지는데 약간 시간이 필요할수도 있겠다.

위에 언급한 [챕터 제목 = 주인공, 3인칭 주인공 시점] 이라는 간단한 룰을 확실히 이해한다면 좀 더 쉽게 익숙해질 수 있을것이다.

 

리얼리티와 판타지가 완벽하게 결합된, 최고의 장르소설. 베게로 쓰면 목이 아플지도 모르는 두께에도 불구하고,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읽기를 시도할 만큼 읽는 즐거움이 가득한 작품.

 

 

http://fireflag.egloos.com2009-11-05T16:40:400.31010

덧글

  • 현골 2009/11/06 14:29 # 답글

    얼불노 짱 재밌죠 헠헠 빨리 5부가 나와야할텐데 말이에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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