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명호

fireflag.egloos.com

포토로그



인생을, 삶을 들다 - 킹콩을 들다 - 熱血映畵記열혈영화기

킹콩을 들다 (2DISC)킹콩을 들다 (2DISC) - 10점
박건용 감독, 이범수 외 출연/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88올림픽 역도 동메달 리스트인 이지봉은 대회 중 팔꿈치 부상을 당해 병원에서 검진을 받던 중, 심근경색이 있음을 알게 된다.
결국 선수생활을 은퇴하고, 이 일 저 일 전전하며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이지봉. 그런 그를 안쓰럽게 여긴 은사는 이지봉에게 보성여중의 역도부 코치 자리를 떠 안긴다. 오로지 역도만 알았던 이지봉이 그렇게 되는대로  삶을 소비하다가 끝내는 돌이킬 수 없을 것임을 알았으리라.
 한편 보성중학교는, 교장의 의지와 구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학원 엘리트 체육, 특히 사격과 테니스에 특화된 학교였다. 역도부의 설립은 구의 지원을 좀 더 받기 위한 교장의 꼼수였고, 전 메달리스트 이지봉은 그야말로 구색맞추기용이었다.
큰 기대와 포부 없이 역도부 코치가 된 이지봉은 역도부 설명회에서부터 역도라는 운동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든 운동인지, 올림픽 동메달 리스트이지만 연금 한 푼 받지 못하며, 은퇴한 뒤 하루하루 벌어먹기도 힘든 자신의 생활을 가감없이 말하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다.  
 결국 역도부원 공개모집에 참여한 학생들은, 여러 사정으로 다른 운동부에서 밀려나거나, 가정환경이 좋지 못한 학생들뿐이었다.
이지봉은 그런 아이들을 우선적으로 받아들여 밥도 해 먹이고, 조금씩 도움은 주지만 정작 역도를 가르치려는 의지는 없었다.
역시 구색맞추기 용으로 갑자기 참여하게 된 역도대회에서 큰 창피를 당한 아이들은 이지봉에게 역도를 가르쳐 달라고 졸라대고, 그런 아이들에게, '역도는 위험하고 쓸모없는, 나쁜 운동이다. 너희는 이거를 하면 안된다' 고 설득하려 한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역도 말고는 희망을 가질수도, 꿈을 꿀수도 없는 환경속에 살고 있었다.
 아이들의 의지에 고집을 꺾은 이지봉은, 본격적으로 올바른 체육교육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고, 연구를 시작한다.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부상을 당하지 않고, 더 오래 선수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자신처럼 은퇴 뒤 삶이 막막하지 않을 수 있는 보다 효과적인 교수법, 멀리 바라볼 수 있는 바람직한 엘리트 체육인 양성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것이다.
 
 
 
스포츠. 운동.
생각해보면 운동에 목숨거는 삶만큼 무의미한 것도 없는 듯 하다.
특히 남을 이기기 위한 운동이나, 부와 명예를 쥘 수 있는 운동도 아닌,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위한 운동에 목숨거는 사람들 말이다.
'승부' 가 아닌 '기록' 의 스포츠.
게다가, '역도'. 라니.
좋게 말하면, 가장 순수한, 나쁘게 말하면, 가장 무식한. 그야말로 원초적인 스포츠.
'인간이 얼마나 무거운 무게까지 들어올릴 수 있을까? ' 라는 명제를 풀기위한 듯한 이 스포츠는 바벨을 머리 위로 들어올리는 그 몇초의 순간을 위해 매일매일 몇시간에 달하는 엄청난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 탁월한 균형감각, 힘을 집중했다 터뜨리는 놀라운 순발력, 한계를 초월하는 허벅지와 허리의 근력과, 어깨의 강인함과 유연함. 그런것들이 하루아침에, 아니 한 두해 만에 완성되는게 아닐 것이라는 사실은 일반적인 상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영화 '킹콩을 들다' 는 바로 그러한 '역도' 를 소재로 한 영화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 한쪽이 묵직했다.
세상은 결코 공평하지 않다는 사실이 새삼 다가와서 였을까?
영화에 등장하는 아이들처럼 '전 역도밖에 없다' 고 말할 용기가 없어서 였을까?
내가 잘 될수 없다면, 너도 잘 될수 없다는 식의 탐욕스러운 인간의 본성을 헤집어놔서 였을까??
 
영화를 구성하는 이야기들은 상당히 재미있게 잘 짜여져 있다.
2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이야기의 중심인 이지봉을 필두로 6명의 개성 넘치는 역도부 아이들이 적절하게 균형을 잡고 있다. 등장하는 모든 주변인물들이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주며, 자연스럽게 웃음을 유발할만한 코드도 적절하게 쓰여졌다. 역도 이야기만 나왔으면 지루했을 법도 한데, 그 부분들은 상큼한 짝사랑이나 아이들간의 갈등-해소 등으로 내러티브를 풍부히 함으로서 쉼 없이 볼거리를 만들어 주었다.
자기 자신을 이겨내는 극기의 운동, 역도와 아이들의 의지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모하는 이지봉이라는 인물에 대한 묘사도 좋았다.
특히, 처음에는 시큰둥 했지만, 점차 아이들과 마음을 소통하고, 아이들 한명 한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선생님으로 변화되는 과정에 대한 부분은 이 영화의 주제이자 백미이다. 아이들간의 소소한 에피소드들도 재미있었지만, 이야기의 중심인 이지봉의 변화에 대한 부분에 더 큰 비중으로 집중했다는 것도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이지봉' 이라는 인물을 이야기의 중심으로 굳건히 세워 둠으로서 전반적인 흐름과 몰입이 자연스럽고 통일감 있었다. 만약 감독이 아이들의 이야기에 욕심을 부렸다면, 이도 저도 아닌 산만한 영화가 되었을터다.
좀 아쉬운 점이라면, 극의 후반부 정서를 지배하는 신파적인 요소일터다.
극의 클라이맥스를 이끌기 위해 지나치게 작위적인 사건들을 배치함으로서 자연스러운 감동에 역효과를 불러 일으켰다고 본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사람들의 모습은 언제나 큰 감동을 주기 마련이다.
심지어 몇십년간 즐겨온 담배나 술을 끊는 사람, 몇십킬로그램의 몸무게를 감량해 몸짱으로 거듭나는 사람들만 봐도, 그것은 그 자체로 감동이 된다. 
그와 함께, 참다운 교사의 모습 역시 큰 감동을 주기 마련이다.
내가 아닌 한 인간의 삶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것은 참으로 가치있고, 참으로 어려운 일일터다. 말 한마디와 하나의 행동이 특정한 상황과 환경 속에서, 한 '인간' 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에 대해 생각할수 있었다.
'나' 는 '무엇'과 싸우고 있는가?
나에게 가장 큰 '적'. 내가 반드시 이겨 내야할 '대상'은 과연 누구이고, 무엇인가? 
 
 
영화는 한장의 사진으로 시작하여,
 
한장의 사진으로 끝난다.
참고로 이 작품은 실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한다.
논픽션은 그 어떤 픽션보다 드라마틱하다는 말이 떠오른다.
http://fireflag.egloos.com2009-10-13T06:37:360.31010

이글루스 가든 - 내맘대로 영화해석

덧글

  • Wesley 2009/10/14 04:05 # 답글

    저도 이 영화 잼있게봤는데...영화평 읽어보니 또 보고싶네요 ^^
댓글 입력 영역